◆ from 신문기사
2018년 한국인이 일본인보다 더 잘 살것
자연생각
2010. 7. 30. 00:04
경제로 돌아본 1910~2010
말과 소가 이끄는 달구지와 바람에 의존하는 목선(木船)으로는 군용트럭과 철제 군함의 적수가 될 수 없었다. 해방이 됐지만 6·25 전쟁으로 폐허가 돼 국가 재건은 그야말로 '쓰레기 더미에서 장미꽃이 피는 것을 바라는 것'만큼이나 회의적이었다. 패전국 일본은 6·25 전쟁 특수를 누리며 다시 성장가도를 달렸다.
하지만 절망하지 않았다. 온 국민의 저력은 '한강의 기적'을 일궈 냈고, 지금도 그 기적은 이어지고 있다. 우리나라 자동차와 반도체, 정보통신산업은 올해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일본을 뛰어넘는 실적을 기록하며 일본을 충격에 빠뜨렸다. 불가능해 보였던 일본 추월이 현실화되고 있다.
지난 100년은 어찌 보면 일본 추격사나 다름없었다. 나라를 빼앗았던 일본을 따라잡기 위해 일본을 끊임없이 모방하면서도, 일본을 넘어서기 위해 온 국민이 죽기 살기로 뛰었다.
앞으로 100년은 일본만이 우리 경쟁상대가 아니다. 중국을 비롯한 수많은 신흥국가들이 우리나라를 넘보고 있다. 과거보다 더 냉혹하고 힘든 시련을 극복해야 할지도 모른다. 1910년 한일 병합 이후 100년간 우리나라와 일본의 성장 궤적을 되돌아보면서 대한민국의 경쟁력을 재평가해본다.
한(韓), 정주영·이병철 등 도전적 기업가들과 정부·국민 하나돼 성장…
40년 후엔 일(日) 앞설 것
- ▲ 유병규 현대경제 연(硏) 경제연구본부장
지난 100년간 우리 경제의 놀라운 성장 과정은 '기어간 근대화, 달려온 산업화, 날아가는 정보화'로 축약할 수 있다. 근대화에 뒤져 일본 식민지로 전락했지만 산업화 과정에서 열심히 일본을 쫓아갔고, 정보화시대에는 일본을 앞서 나갈 수 있었다. 영국·미국·일본과 같은 주요 선진국이 수백년에 걸쳐 달성한 경제적 성과를 한국은 1960년대 이후 50년 만에 축지법을 쓰듯 압축적으로 이뤄냈다. 노벨경제학 수상자인 루카스는 한국 경제의 발전상을 '기적의 창출(Making a Miracle)'이라고 극찬했다.
우리 경제가 100년 전 세계열강 중 하나였던 일본과 오늘날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급성장한 원동력은 뭘까.
우리 경제는 의욕 넘치는 기업가 정신이 살아 움직여 왔다. 한국 경제를 키우고 산업의 브랜드 가치를 높여온 견인차는 바로 크고 작은 기업들이었다. 조선과 자동차 산업 등은 현대 정주영, 반도체와 전자 산업은 삼성 이병철과 같은 도전적이고 창의적이며 열정이 넘치는 기업가들이 존재하지 않았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악조건과 역경을 뛰어넘는 용기와 인내심을 지닌 근로자들도 기업 성장의 원동력이었다. 특히 한국은 경제개발 초기는 물론 지금도 고등교육 비중이 상당히 높은 나라다. 산업화 시대의 '우골탑'과 세계화 시대 '기러기 가족'으로 상징되는 한국의 유별난 교육열은 한국 경제가 성장하는 중심축 가운데 하나임을 부인할 수 없다.
정부 대응도 현명했다. 경제개발 초기에 최고의 엘리트로 구성된 정부는 특정 이익에 얽매이지 않고 경제개발계획을 기획하고 시장 경쟁 원리를 바탕으로 자원 활용의 효율성을 높였다. 수출주도형 산업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구한 점도 성장의 원동력이었다.
골드만삭스는 앞으로 남북한이 서로 도와가며 발전한다면 오는 2050년에 한국 경제규모가 일본보다 훨씬 커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100년 전의 한·일 경제상황이 40년 뒤에는 180도 뒤집힐 수 있다는 얘기다. 기적의 역사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우리만의 성공유전자를 계속해서 살려나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