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단

2014. 4. 25. 00:19▶최근게재(미정리) 사진

목단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버린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읜 설움에 잠길 테요.

오월 어느 날, 그 하루 무덥던 날,

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 버리고는

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

뻗쳐 오르던 내 보람 서운케 무너졌느니,

모란이 지고 말면 그 뿐, 내 한해는 다 가고 말아,

삼백 예순 날 하냥 섭섭해 우옵내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기다리고 있을 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김영란시)

 모란이 피기까지는

 --- 학창시절에 읽었던 기억이 새롭다 ---

 

(2014.4.23/ 서울 잠원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