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주 시인

2013. 3. 3. 13:30▶감동 Note(시·글)

[윤동주 시인]

 

 

("윤동주시인의 언덕"이 북악산을 배경으로 한 인왕산 자락에 조성 되어 있다/ 촬영: 2013.3.3)

 

 

서시(序詩) /윤동주(尹東柱 1917∼1945)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들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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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화상>

 

산모퉁이를 돌아 논가 외딴 우물을 홀로 찾아가선
가만히 들여다봅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읍니다.

그리고 한 사나이가 있읍니다.


어쩐지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가엾어집니다.
도로 가 들여다보니 사나이는 그대로 있읍니다.

다시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그리워집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고
추억처럼 사나이가 있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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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지> 
  
그립다고 써보니 차라리 말을 말자
그냥 긴 세월이 지났노라고만 쓰자

긴긴 사연을 줄줄이 이어
진정 못 잊는다는 말을 말고
어쩌다 생각이 났었노라고만 쓰자

 

그립다고 써보니 차라리 말을 말자
그냥 긴 세월이 지났노라고만 쓰자


긴긴 잠못 이루는 밤이면
행여 울었다는 말을 말고
가다가 그리울 때도 있었노라고만 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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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

 

지난밤에
눈이 소오복히 왔네

 

지붕이랑
길이랑 밭이랑
추워한다고
덮어주는 이불인가봐

 

그러기에
추운 겨울에만 내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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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길>
        
내를 건너서 숲으로
고개를 넘어서 마을로

어제도 가고 오늘도 갈
나의 새로운 길


민들레가 피고 까치가 날고
아저씨가 지나고 바람이 일고

나의 길은 언제나 새로운 길


오늘도.....내일도.....
내를 건너서 숲으로
고개를 넘어서 마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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